전세계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금융 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그에 따라 급격하게 금리 인상을 하고, 시중 자금을 회수하는 QT를 진행 중입니다. 그 정책 추진의 속도와 폭이 너무 크다 보니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고, 어디서 뭐가 터질 지 모르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모두들 "더 무서운 게 온다."라는 말을 할 뿐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 지는 제각각이거나, 모르고 그저 느낌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듯 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데에는 물론 각국 정부들과 중앙은행들의 책임도 있지만, 사실 이는 미국의 책임이 상당히 큰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은 코로나로 금융 완화 정책을 과도하게 집행할 때 다른 나라들과 함께 조율을 어느 정도 하는 모습을 보였고, 미달러의 환율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반해서 강해지거나 약해질 때는 다른 국가들의 협조(?)을 요구하기도 했었습니다. 플라자 합의 같은 것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세계가 기축통화로 미국 달러를 쓰게 만들어 놓은 입장에서 지금은 미국에서 그 화폐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리를 자신들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다른 나라의 상황은 개의치 않고 급하게 올리고 있는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나라들 모두에게 기축 통화로 쓰라고 했으면 자신의 경제 사정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안정적으로 통화 가치를 운영해줄 책임이 있다는 의미이지요. 지금은 다른 나라를 파괴하다시피 하는 것을 넘어서 그 파괴로 인해 폭락한 자산들을 가치가 올라간 달러를 들고 매입하고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소위 말하는 양털깎기를 또 하는 것이지요.
또한 그런 것들을 무슨 전략이라고 떠들어 대는 전문가들도 방송에 나와서 버젓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달러 표시 부채를 많이 발생시켜서 자국 경제를 부양하려고 했거나, 달러 표시로 된 미국채를 안전자산이라고 잔뜩 보유한 각국 정부, 연기금 등이 겪고 있는 지금의 고통에 대해서는 미국이 뼈저리게 반성해야하는 부분입니다.
영국 재무 장관이 이런 상황에 대해 미국의 탓이 크다고 말한 부분이 아마 이런 뜻인 것 같습니다.
The Wall Stree Journal에서도 상황이 이 정도가 되면 다른 나라들이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치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고, 또 다른 통화로 기축통화를 다각화하는 움직임이 시작될 지도 모른다고 예측한 것이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지금 미국은 강한 달러에 취해, 자신들의 강달러와 금리 인상 등으로 폭락한 해외자산을 사들일 때가 아닙니다. 미국은 기축 통화국에 걸맞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금융 시장의 불안정이 가라앉으면 그때부터가 세계 각국이 본격적으로 탈달러화에 나서는 시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미국에게는 ""더 무서운 게" 오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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