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관심이 많긴 했지만 올해만큼 매크로에 관심을 많이 가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매크로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이유는 이전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주로 투자에 참고를 위해 관심을 가졌다면, 최근 매크로에 대한 관심이 다른 이유는 그 촛점이 실물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보기 때문입니다.
아래 미국 국채 금리 Table은 미국 동부시각 기준 정오를 조금 넘긴 시점의 화면을 investing.com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우선 참고로 며칠 전에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재역전되었다는 글을 올렸었는데요. 오늘 다시 재재역전되었습니다.
2022.10.03 - [투자/시황] -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재역전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많이 보는 3개월물, 2년물, 5년물, 10년물, 30년물의 금리를 보면 아래와 같은 상황입니다.
3개월물(3.3866) < 2년물(4.2184) > 5년물(4.0410) > 10년물(3.813) > 30년물(3.771)
즉, 3개월물을 제외하면, 그 뒤의 기간물들의 금리는 단기물의 금리가 그 다음 장기물의 금리보다 모두 높은 상황입니다. 주식 차트로 치면, 2년물부터 30년물까지가 역배열 상태인 셈지요.
여기서 만약 FED가 0.75를 인상하면 어떻게 될까요?
정책 금리가 현재의 3.25에서 4.00가 될 것이고, 거기에 12월에 또다시 한차례 더 최소 0.25~0.5 이상을 인상하겠다는 발언이 나온다면, 3개월물은 최소 4.25 또는 4.5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당연히 시장의 경기 침체 전망을 더 커질 것이어서 장기물들의 금리는 하락하겠지요. 장기 국채에 대한 과도한 매도만 없다면 그럴 것입니다. 그러면, 전체 기간의 금리들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이는 FED의 금리 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이야기되겠지요.
누구의 잘못이라는 것을 떠나서, 그럴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좀 정리해봤습니다.
- 은행 위기 가능성: 단기로 돈을 빌려 장기로 대출을 해서 이자 차익으로 주된 수익을 올리는 은행들은 대출에 인색해져서, 시중의 유동성은 급격히 악화될 것입니다. 유동성 회수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연준이 바라는 일이지요. 하지만, 지난 금융위기 이후에 건전성 강화를 많이하고 규제를 많이 받았다는 미국 은행들은 그나마 괜찮겠지만, 다른 나라들의 은행들에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큽니다.
- 연금 위기 가능성: 금리의 인상은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보험사, 또는 최근 영국에서 크게 문제가 되었던 장기 채권을 담보로한 파생상품을 많이 보유한 연금 등에 담보물 가치 폭락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큽니다. 그런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이 국채 금리 4%정도 수준이라고 우려하던데, 그 수준에 미국 기준 금리가 도달한 것이니, 미국의 연금 펀드들을 안전할 지 모르겠습니다. 연금 펀드의 문제는 은행의 문제와는 사람들이 느끼는 위기 강도가 또 달라서 지난 번 영국과 같은 중앙은행의 개입 소식이 들려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 부동산 및 가계 대출 상환 문제: 지금도 급등한 모기지 금리는 더 오를 것이고, 이는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개인 파산의 급격한 증가를 야기할 것입니다. 부동산에 비해 다소 작은 문제로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고 있지는 않지만, 신용 카드 대출이나, 자동차 대출 등에서 파산 소식이 크게 늘어날 것이고, 이는 곳 신용 카드를 이용한 소비가 줄고, 자동차 매입도 크게 줄어들 수 있겠지요.
- 기업 부도 증가 가능성: High Yield 채권 발행으로 간신히 자금 조달을 하면서 버티던 기업들은 부도 위험에 처하게 되고, 대량 부도 사태가 난다면 이는 곧 대량 해고로 이어질 것입니다. 연준이 바라는 수요 파괴로 인플레이션 잡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대량 실업 사태는 사회적 불안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겠지요.
- 강달러에 의한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 최근 강달러의 원인을 꼽히고 있는 중앙은행 간의 금리차가 심화되면서, 강달러가 더 강해질 수 있고, 그러면 지금까지 이야기되던 신흥국들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급속히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달러 강세에 중앙은행 간 금리차가 원인인 부분이 크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세계 경제에서 나름 의미있는 위치에 있는 신흥국(?)발로 그런 이야기가 나온 다면 위기론이 확산될 수 있겠지요.
여기에 혹시라도 중국, 영국, 일본 등 미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미국채를 동시에 다량으로 매도하는 일이 발생하면, 채권 가격이 폭락하고, 이에 따라 채권금리가 폭등하는 등의 위기가 발생할 계기를 만들 수도 있을 텐데요. 이런 상황까지 가면, 과연 FED가 가진 정책 툴로 수습이 가능할 지 우려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Reset에 대한 이야기가 더더욱 힘을 받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Reset 이야기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정확한 실체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못 본 것 같습니다. 그저 "이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으니, 새로 다시 시작하도록 판을 다시 짜자"라는 정도의 설만 난무하는 것 같습니다.
과연 FED가 11월에 0.75%를 올리게 될 지는 앞으로 나올 CPI Data, 실업율 Data 그리고 다른 금융 시스템 위기 등에 달려있을 것 같으니, 유의해서 봐야겠지요.
하긴, 0.75%가 아니로 0.5%만 올리더라도, 어쩌면 시간만 지연시키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지금 상황이 이렇듯 누구도 ... 향후 상황이 어떻게 될거라고 명확히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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