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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투자에 대한 단상

"인플레 완화"를 기대하기보다는 "경기 침체"를 걱정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by 매뉴남 2022.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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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미국 CPI가 예상치보다 낮은 7.1%로 나오고, 파월 의장이 입장이 바뀐 듯한 코멘트를 하면서 시장이 잠시 들떴다가, 12월 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0.5% 금리를 더 올리고, FED 의장이 내년에는 금리 인하가 없다는 말을 분명히 강조하면서 다시 시장이 숨을 죽이는 모습입니다.

 

11월 CPI가 7.1%로 나왔을 때 다른 많은 지표들을 보면서 7.1%는 "인플레 완화"라고 쓰고 "경기 침체"라고 읽어야 하는 그런 상황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사실 10월 CPI가 예상치였던 8.0%를 깨고 7.7%로 발표되었을 때 이미 예견되었습니다.

 

 

오늘 CPI 발표로 이제 관심은 인플레이션에서 경기침체쪽으로 바뀔 듯 합니다.

 

 

 

CPI와 함께 FED가 말하는 기대 인플레이션도 많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을 한번 봤습니다.

Source: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12월 16일에 2.14였고, 지난 한 주동안에 평균 0.042씩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추세가 만약에 유지된다면, FED가 원하는 2% 이하는 빠르면 한주, 길어도 2주 이내에 도달할 것 같습니다.

 

COVID 이전에 약 1.6%였던 점을 감안하면, 빠르면 년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금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이라는 전제가 있겠습니다.)

 

 

본 김에 10년 기대인플레이션도 한번 봤습니다.

 

Source: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12월 16일에 2.13였고, 지난 한 주동안에 평균 0.03씩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 보다는 다소 내려오는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이 추세가 만약에 유지된다면, 10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FED가 원하는 2% 이하는 빠르면 한주, 길어도 2주 이내에 도달할 것 같습니다.

 

COVID 이전에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약 1.7%였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는 COVID 이전 수준으로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금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이라는 전제가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2월 FOMC가 열리기 전에 기대인플레이션은 이미 FED가 바라는 2% 수준이나, COVID 이전 수준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거기에 12월과 내년 1월 두번의 CPI 발표에서 앞자리가 7에서 5까지 내려가고, Core CPI의 앞자리가 4까지 내려가는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하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도 그렇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것도 그렇고, 시장 매커니즘에 의한 경제 현상이라기 보다는 인위적인 정책 변수가 많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어떤 위험이 있을 것인 지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있고, 지금 인플레 완화의 속도와 내용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었다는 느낌 보다는 경기 침체가 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고용 시장 지표를 들어서 경기 침체가 절대 아니라고 강변하는 정도를 넘어서 경기가 좋다고 까지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후행성을 보이는 고용 지표 특성이 반영된 상황인 것도 있고,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와 이민 정책과 같은 각종 정책적인 변수 때문에 과거의 같은 관점으로 고용 상황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오류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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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의 환매 금지와 바이낸스의 대규모 인출이 벌어지고 있지만, 블랙스톤의 부동산 펀드 환매 금지나 국제 기구에서 경고한 대차대조표에 표시되지 않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채 같은 뉴스는 그리 크게 보도되지 않는 것도 불안한 요소 중의 하나로 보입니다. 부정적인 지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2008년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당시에도 갑자기 금융위기가 터졌다기 보다는 여기저기에서 불안한 요소들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의도적이었던 아니었던 간에 주요 언론이나 정책 당국이 무시하거나, 경시했던 측면이 있었던 것이지요.

 

여하튼 지금 시장은 그저 FOMC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쪽만 바라보고, 그것의 움짐임에 따라 갑론을박하는데 집중하는 느낌입니다.

 

지난 번 영국 사태나 CS 사태 같은 경우에도 완전히 불이 꺼진 것인 지, 아직 잔불이 남아있는 것 지 모르지만, 언론에서는 사라진 것 같습니다. 산불의 경험이 많은 캐나다에서 산불 기간에 나오는 뉴스를 가끔 보면, 꺼졌다고 생각했던 불들이 안꺼지고 불씨로 남아있다가 바람이 불거나 하는 다른 트리거로 인해 산불이 다시 살아나고, 소방대는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해버린 상황이라 불은 이전보다 더 커지는 것을 가끔 보곤 한 것 같은데, 지금 혹시 그런 상황에 있는 것을 없을까 우려 스럽긴 합니다.

 

물론 별다른 문제가 없이 지금의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유지되고, 실제 CPI도 하락한다면, FED는 추가 금리 인상을 자제할 명분이 생기고, 각종 risk를 관리하는데에 운신의 폭이 생길 것입니다. 이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일텐데요. 

 

결국 앞으로 몇달이 고비가 되겠습니다.

 

 

Risk가 몰려오는 순간에 Risk Management Head 부터 해고하는 영화 Margin Call 장면이 떠올라 찾아서 올려봅니다.

 

Start your day out right (2분 24초)

 

https://youtu.be/wSdpMbvA6_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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