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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투자에 대한 단상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는 것 같습니다.

by 매뉴남 2023.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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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첫 거래일 아침에 OPEC+발 속보가 떴습니다. OPEC+가 1일 1백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전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경기 침체의 우려로 하락할 것 같은 유가는 다시 단숨에 WTI 기준으로 배럴당 $80을 넘겼습니다.

 

 

한풀 꺽이는 것으로 생각했던 미국 제조업 물가도 안심할 수 없게 되었고, 인플레이션이 잡히기 더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될 만했습니다.

 

전략 비축유를 대량으로 방출하면서 유가를 낮췄던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전략 비축유 수준을 감안하면 다시 유가를 낮추기 위해 추가적인 방출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어보입니다. 오히려 이제는 전략 비축유를 다시 채워넣어야한다는 이야기 까지 나오는 순간이었음을 감안하면, OPEC+가 다분히 시점을 선택한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OPEC+의 충격적인 발표에 이어 줄줄이 나온 미국 경기 관련 PMI나 ISM 지표들도 예상보다 낮거나, 침체 수준을 나타내서 고물가 속의 저성장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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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아틀란타 FED에서 발표한 예상 1분기 GDP는 1.7%로 수정되었습니다. 아직 +이긴 하지만, 불과 며칠 전 예상치가 2.5%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경기가 저성장 국면으로 가는 것을 알리는 듯 합니다.

 

그 와중에 유심히 봐야할 것은 금 가격으로, 이제 온스당 $2,000을 새로운 가격 저점대로 만들려는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정을 받더라도 다시 반등해 올라오는 힘이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Investing.com 금가격차트 (30분봉)

 

시장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이제 FED의 선택이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물가를 잡자고 금리를 더 올리려니, 경기가 이미 침체쪽으로 향해가는 것이 보이는데다가, 얼마 전 은행 사태에서 보듯이 자칫 잘못하면 시스템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깐 말입니다.

 

어쩌면, FED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FED는 잘했던 못했던 할만큼 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미친 척하고 엄청나게 급격한 정책을 펼치지 않고, 시장의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책을 취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FED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싶은 회의감이 듭니다.

 

유가의 문제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작정하면 낮추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 어차피 러시아에서든 사우디에서든 이란에서든 협약에 의한 저가로 석유를 구매하는 것 같으니,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확대는 그저 선물 시장의 소재거리일 뿐 실제 영향은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BRICS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듯한 달러화에 대한 공격과 미국 국채에 대한 공격 등이 미국으로 하여금, FED를 통한 정책 이외의 행동을 생각하게 만들 것 같다는 우려가 듭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도 곧 대선 준비가 시작될 텐데요. 이번 트럼프에 대한 기소로 이미 분위기는 본격적으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 것 같아서 바이든으로서는 더더욱 입지가 좁아지는 것 처럼 보입니다.

 

물론, 유가는 행정부가 아닌 의회가 나설 수도 있겠지요. 특히, OPEC+를 가격 담합 세력으로 몰아 세우는 NON-OPEC 법안을 통과 시키서, 수입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어차피 미국의 사우디산 석유 수입량이 많이 줄었고, 중국과 인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적인 것도 있지만, 이미 BRICS를 중심으로 한 국가들 사이에서 "미국, 네가 싫어."라는 분위기가 만연해지는 것 같습니다.

 

머리 속에서 상상으로만 있던 일들이 하나씩 뉴스 속보로 나오는 날들이 올 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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