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취임 직후부터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사우디 실세인 왕족을 지목하며 외교 관계 악화도 불사하면서 인권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 선거를 앞두고 최대 악재로 꼽히고 있는 고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결국 사우디행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가 급등할 때 미국 정부에서 사우디에 전화를 했으나, 사우디측에서는 미국측의 전화 받기를 거부하고 푸틴과 통화했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사우디가 중국에 판매하는 석유는 미국 달러화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결재할 것을 검토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 급등을 공개적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탓으로 수차례 돌리고, 미국 석유업체들이 고유가로 혜택을 누리기만 하고 증산은 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의 석유업체들에게 증산을 요구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결코 석유업체들에 우호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석유업체들도 지난 코로나 사태 기간을 포함한 저유가 기간 중에 민주당 행정부가 보여준 미온적인 지원모습과 자체 주주들의 수익성 요구를 감안해서 대규모 투자는 꺼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급등이 푸틴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1월에도 이미 고유가를 형성하고 있었고, $100이 넘어갈 거라는 분석도 많이 나왔기 때문에 현재의 고유가를 오롯이 푸틴의 책임만으로 넘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여서인지, 바이든의 주장에 호응하는 정도가 생각보다 강하지는 않는 듯해 보이기도 해서 바이든 입장에서는 사면초가에 빠진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러시아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국가로 꼽히는 캐나다 같은 경우에도 대외적으로는 그런 역할을 하겠다고 총리가 밝히고는 있지만, 친환경 정책을 이데올로기 수준으로 중시하는 트뤼도 총리는 실제 국내적으로는 친환경을 중시하는 유권자를 의식해서 인지, 증산이나 수송 원활화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이든이 더이상 사우디 왕족에 대해서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를 묻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바이든의 사우디행으로 사우디는 명분을 얻었고, 바이든은 중간 선거를 위해 인권을 중시하는 지지층보다는 고유가로 고통을 겪는 유권자들에 더 방점을 두는 셈이 된 것 입니다.
방문일정이 7월 중순이라고 하는데요. 그때까지 미국과 사우디 사이에서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서, 과연 고유가가 잡힐 지, 그리고 그 결과로 사우디와 위상과 미국의 중동 지역에서의 역할 변화가 어떻게 나타날 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참고한 기사 링크입니다.
치솟는 유가에… 바이든, 7월 사우디 찾는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705335?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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