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회의 참석차 발리에 간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이 만났습니다.
사실 잠깐 만나는 걸로 알았었는데, 3시간 넘게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하니, 사실상 제대로된 정상회담을 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거기다 주요 참모들을 데리고 만났으니, 서로 눈치 싸움이 얼마나 팽팽했을까 싶습니다.
정상 간의 만남답게 표면적으로는 서로 원칙적인 이야기들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서로가 용인할 수 없는 선인 레드라인 (red line)과 서로가 생각하는 양국 또는 글로벌 이슈의 우선 선위를 확인한 듯 합니다.
중국으로서는 당연히 대만 문제가 가장 큰 우선 순위이고, 미국이 넘으면 안되는 선으로 제시했고, 미국도 마찬가지로 대만 문제는 물러설 수 없는 문제이기에 서로 입장 차이만 다시 확인했다고 합니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나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 좀더 강경한 입장을 내도록 요청한 것 같은데요.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정도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바이든이 회담 후에 중국이 과연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 지 의문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 어쩌면 회담에서 느낀 좌절감이거나 혹은 중국을 은근히 자극하기 위한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로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 좀더 전향적인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았겠지요.
하지만, 며칠 전에 있었던 한미일 포괄적 관계에 대한 선언 등은 사실상 북한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북한.중국.러시아를 겨냥한 것이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도 자기의 동맹에 반대편에 서는 발언은 삼가하려고 했을 것이니, 강하게 거부한 것이 아니면 다행이었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타 바이든은 역시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고 하지만, 중국은 아마 들은 척도 안했을 것 같고, 오히려 반도체 문제 등을 생각해서 자유 무역에 대한 공격을 한 것 같습니다.
사실 미국이 지금 하고 있는 각종 수출 규제나 제재들이 WTO와 같은 국제 무역의 논리로는 시진핑 말들이 틀린 것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면전에서는 평행한 이야기만 했을 듯 합니다.
결국 이런 회담은 자신들의 입장으로 상대방을 설득한다기 보다는 자기 뒤에 줄서있는 동맹들에게 내가 이렇게 대등하게 상대와 맞붙을 수 있다는 포스를 보여주는 성격이 크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바이든이나 시진핑이나 모두 충분히 자기들 각자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질적인 내용은 이전 글에서도 썼듯이 회담 이후에 각자 동맹들과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주제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한국과는 북핵 문제를, 유럽과는 중국 규제 문제를 다룰 것이고, 중국은 사우디와 관계를 공고히 하고, 러시아에 대한 지원과 교류를 강화하겠지요.
결국 지금 양국의 최종 승부는 대만에서 경제적으로는 반도체로, 군사정치적으로는 대만 영토 주권이나 독립 문제로 최종 결판을 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크호스가 있다면, 우크라이나의 전세로 기울어가는 러시아와의 관계보다는 사우디와의 관계 속에서 세계 자원과 경제 패권을 중국이 강화하려고 할 것이고, 특히 석유 산업에서 사우디의 주요 고객에서 경쟁국가가 되어버린 미국이 이를 어떻게 견제할 지인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양국 정상 가운데서 누군가가 서로 팔짱이라도 끼고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을텐데요.
* 이전 관련 글들입니다.
조심스럽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상을 기대해봅니다.
시진핑이 12월 중순이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북한은 남한에 미사일을 쐈고, 중국은 일본해를 침범했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표가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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