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그동안 망설여오던 징집령을 내렸습니다. 비록 예비군 같은 일부 군자원에 대한 징집령이긴 하지만, 징집령이라는 것은 전쟁 중 또는 전쟁 대비를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우크라이나 사태와는 또 다른 차원의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해왔는데, 무슨 말인가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푸틴의 눈과 생각으로 상황을 보면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푸틴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수행하고 있는 것을 "전쟁"이라고 간주하지 않고, "특수 작전"이라고 불렀습니다. 실제 러시아군이 한 행동과는 별개로 푸틴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구지 "특수 작전"이라고 부른 것은 이번 침략이 우크라이나 전체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장기적이지도 않고, 사용하는 무기와 병력도 어느 정도 한계를 두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한 행위들을 보면 그런 것이 의심가 가기에 충분하지만요.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뺐겼던 영토를 수복하고, 그 넓이가 서울의 몇배가 된다고 하고, 그것도 단 며칠 만에 이뤄졌다고 하는 뉴스가 나오고 우크라이나가 이대로 계속 진격해서 크림반도까지 회복하려고 한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어 가는 듯 했습니다.
거기다 푸틴의 이번 침공으로 빼앗은 돈바스 지역 등에서 주민 투표를 해서, 법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병합하는 투표가 있을거라고 합니다. 물론, 우크라이나나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 투표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입장에서는 이번 투표에서 러시아로의 병합이 결정된다면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은 러시아 영토가 되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고, 우크라이나가 그 지역에 대해서 계속 공격을 밀어부친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셈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지요.
아울러, 며칠 전에 바이든도 푸틴이 만약에 생화학 무기나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완전히 다른 양상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아무런 정보없이 바이든이 말했을 것 같지는 않아서 우려스러웠는데, 푸틴이 징집령을 내리면서 핵무기도 준비하라고 한 것 같습니다.
양국 정상이 모두 "또다른 양상의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미국은 지금까지의 7개월 간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으로 러시아 군에 대해 상당히 많이 파악을 하면서 기존에 알려졌던 것과 많이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을 수 있을 것이고, 러시아군이 지금까지 입은 타격으로 만약에 직접적인 무력 충돌이 발생해도 자신이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겠지요.
거기다 이번 SCO에서 중국과 인도 정상들이 보인 언행을 보면, 경제적인 동맹은 하지만, 적극적인 군사 동맹으로 참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즈음에서 지난 2월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몇개월 지난 뒤에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즈음에 러시아 전문가들이나, 경험많은 외교관들은 푸틴을 끝까지 밀어부치지 말라고 경고를 한 적이 기억나는데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전황이 푸틴에게 불리해지고, 혹시라도 그 지역을 다시 우크라이나가 탈환해서 "특수 작전"조차 실패로 돌아갈 상황이 예측되는 이 시점에 그들의 경고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푸틴이 전쟁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전쟁 행위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기대 수준(?)을 관리하기 위해서 일부러 "특수 작전"이라고 했을 수 있기 때문에 동부지역에서의 패배는 그런 최소한의 기대수준도 못 지키는 것이 되어서 푸틴으로서는 필사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고, 더구나 동맹들이 직접적인 참여를 망설인다면, 더 강력한 무기로 독자적인 행보를 보일 수 밖에 없겠지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외교적인 노력은 전무한 상황이어서 올 겨울이 정말 큰 일이 나지나 않을까 우려스러운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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