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가 공식적으로 주최한 대선 후보 토론이 있었습니다. 지난 번에 있었던 2차례 토론에 비해서, 굉장히 치열하게 진행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내용은 지난 번 보다 더 저질스럽다고 느낀 점들도 많아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 외중에서 개인적으로 후보간의 중요한 차이를 극명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재명 후보가 국가 채무를 더 늘려도 된다고 하는 부분에서 그 근거로 원화가 조만간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 부분입니다.
물론 이재명 후보가 그냥 한 말은 아니고, 전경련 자료를 근거로 했다고 합니다.
[팩트체크] 이재명-윤석열 '기축통화 논쟁' 따져보니 / JTBC 뉴스룸 (3분 38초)
실제 전경련 자료에서는 기축통화보다는 SDR(특별 인출권)을 의미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실제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국제 결제에서 사용되는 규모를 보나, 기축 통화를 둘러싼 미국, 중국 등의 정치적 싸움 등을 고려해보나, 원화의 기축통화는 지금으로서는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황당한 이야기여서 토론을 듣다가 개인적으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나가도 너무 나간 이야기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 발언을 두고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는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비꼬았고,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이재명 후보님.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고요? 최배근 교수가 그러던가요? 아니면 김어준씨?”라고 조롱섰인 비난을 냈다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상대를 조롱하는 것에 반대하기 때문에 이 두사람의 이야기도 내용을 떠나 불편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작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원화가 기축 통화가 내일 당장된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그 다음에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즉, 기축 통화국들의 부채 비율에 비해 한국의 국가 채무 비율이 현저하게 낮기 때문에 국채를 더 발행해서 돈을 더 빌려도 된다는 취지의 이재명 후보의 언급이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기축 통화국인 미국에 비해 한국의 국가 채무 비율에 낮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도 그렇고 기축통화국은 아니지만, 주요 국제 결제 수단으로 쓰이는 화폐를 가진 나라들 모두 지금 자기들의 부채비율을 "큰 문제"로 인식하고, 부채로 인한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축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잘못된 기준을 근거로 빚을 더 내겠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부채가 과다한 수준인 지를 볼 때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은 맞습니다. 하지만, 결국 빚은 갚아야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빚을 갚는 주체는 우리나라 국민들이고, 지금 추가로 발생시키는 빚은 지금 세대가 갚을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 다음 세대 또는 다다음 세대들이 갚아야한다는 점을 너무 쉽게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돈을 당겨써서 지금 잘 견디게 하고, 그 혜택을 우리 자손들이 받는거니 써도 된다고 합니다.
글쎄요... 좋은 집에 이사가서 수영장 딸린 집에서 잘 살면 물론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하지만, 능력이 안되는 상황에서 애들한테 같이 돈 내라 그러고 집을 사는 건 무책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사회에 그늘진 곳이나 도와야할 부분은 당연히 도와야합니다. 그럴 때 세수로 충당을 먼저 해보고, 안되면 마지못해 부채를 내야겠지요. 그렇게 부채를 낼 때에도 "당연히 써도 된다"라는 인식은 정말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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