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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Commodities

국제 유가가 WTI 기준으로 배럴당 $100이 넘었습니다.

by 매뉴남 202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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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공급 부족에 최근 지정학적 원인이 더해지면서 드디어 국제 유가 (WTI 기준)가 배럴당 $100을 넘겼습니다.

 

 

사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유가는 $100을 넘길거라는 예측은 이미 한달 전부터 많이 나왔었습니다.

 

2022.01.21 - [투자/Commodities]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유가가 $100 갈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숫자가 $100라고 찍힌 것을 보면 느낌이 많이 다를 것입니다. $100이 심리적인 저항선이었기도 하고, 두자리 수에서 세자리 수로 넘어가는 충격은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아래 차트는 지난 1개월 동안의 WTI 가격 차트입니다.

Investing.com

 

지금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risk만을 이야기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이야기만 하지만, 사실 오랫동안 유가를 지켜본 입장에서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런 고유가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이슈가 급부상할 때부터인 몇년 전부터 예견되어왔던 일이기도 합니다.

 

친환경 단체로 부터 석유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었고, 석유는 환경단체로 부터 공격을 받기 시작했고, 그 공격은 공감대를 형성해갔고, 이는 정치권에서도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거대 석유 자본에 맞서는 미약한 환경단체가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고, 캐나다에서는 극렬 환경 운동주의자가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환경문제가 정치문제로 되면서 환경문제는 정책의 문제을 넘어 이데올로기화되는 경향마저 띄게 된 셈입니다. 

 

그럼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가 되면서, 어떤 문제가 나왔을까요?

 

세세한 정책이나 치밀한 에너지 전환 계획을 내세우기 보다는 궁극적인 친환경 비전과 목표를 제시해서 유권자들에게 표를 얻어 집권하는 경향이 있는 정치권이다 보니, 필요한 환경 비전을 제시하지만, 어떻게 현재의 화석 원료 기반의 에너지를 친환경 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해나가겠다는 에너지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일을 추진하기 보다는 주로 "선언"을 통해 추진하고, 화석 에너지 산업을 "환경을 해치는 악"으로 몰아세우고, 화석 에너지로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을 급격히 줄이고, 풍력, 태양광 에너지 등으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환경을 보고하고, 지구를 지킨다는 면에서 반대할 일은 당연히 아니지만, 문제는 급격한 추진을 하다보니, 그런 정책이 대의가 되고, 그 정책에 반대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제시하게 되면, 기후 변화를 부정하거나 친환경을 반대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분위기까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탄소배당이라고 불리는 캐나다의 Carbon pricing (Carbon tax)라고 부르는 정책에 대한 토론을 할 때 보면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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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문제를 조기에 제시하고 깊이 있게 연구했고,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빌 게이츠가 환경 문제를 정치권에 맏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던 것이 어쩌면 이런 이유에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환경 문제의 정치화의 결과로 석유 산업에 대한 투자는 급격히 줄었고, 전기차와 환경 에너지쪽으로 돈이 몰렸습니다.

 

거기에 팬데믹이 터졌고, 각국의 여행 규제로 석유가 남아돌게 되었었으니, "석유의 시대는 갔다"라는 말이 나오면서 한때 WTI가 마이너스를 찍게되는 일까지 발생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간은 그리 멀리 가지 않았습니다.

 

팬데믹이 다소 완화될 때마다 사람들은 다시 경제활동, 사회활동, 여가활동을 했고 석유에 대한 수요도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석유의 공급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석유 산업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줄었고, 이로 인해 시추를 위한 rig의 수가 급격히 줄었고, 신규 유전 개발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이런 천연 자원 산업은 공급이 비탄력적이고, 공급을 증가시키는데 시간이 걸리고, 자본 투자가 수반되어야하기 때문에 당기간에 만족할 만한 공급 증가를 확보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인 상황입니다.

 

거기에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10%를 차지하는 러시아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가 맞물린 상황입니다.

 

이런 고유가가 장기화된다면, 경제적인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우선 당장 현안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입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전반적인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원가를 상승시키고, 소비자들의 연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인플레이션은 어쩌면 두자리 수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지게 될 것입니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에는 FED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산업 생산과 소비자 활동의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많이 때문에 금리를 올려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던 FED의 전략은 자칫 스테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를 가지고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에도 비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겠습니다.

 

미국 유권자들이 전통적으로 유가 상승에 민감한데, 미국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에서는 자국 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이 보유한 전략 비축유를 풀도록 유도하고 있고, OPEC 국가, 특히, 증산 여력이 있는 사우디와 UAE 등에 증산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또한 석유 공급의 단기간의 확대의 마지막 Key라고 볼 수 있는 이란에 가해지고 있는 제재를 해제하는 것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추진하는 세가지 모두 효과측면이나, 추진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셈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것은 미국의 셰일산업을 다시 키우는 방법인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친환경 지지자들을 흔드는 일이라 과연 거기까지 갈 지는 의문입니다.

 

환경문제를 정치화해서 나온 이런 고유가 현상을 친환경 정책 추진에 교훈으로 삼아야합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를 도입하는 것은 환경 문제 해결에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이를 급격하게 추진하는 것은 신중해야하지만, 정치권에서의 움직임은 그렇지 않은 듯 합니다. 각종 보조금 정책과 인프라 투자 등을 보면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자원들인 구리,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의 가격 급등과 채굴로 인한 환경 파괴 등에 대한 문제들은 이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들 합니다.

 

이 자원들이 제2의 석유가 되어서, 아프리카와 남미 등에서 또다른 지정학적인 문제를 불러올 위험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들 광산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 인권 문제와 광산의 국유화 문제 등이 끊이지 않는 것도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 되고 있는 시점인 이제는 관심을 두어야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전기차 생산을 위한 광물들의 가격이 급등하거나, 지정학적인 문제로 공급이 급감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지금의 석유에 나타나는 문제와 뭐가 그리 다를까요...

 

"Net Zero" 

 

친환경 문제 해결의 목표로 전 세계가 채택하고 있는 비전입니다. Net Zero는 지구 온난화로 가야할 방향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WTI가 $100이 넘는 걸 보면서 제대로  Net Zero를 가기 위한 로드맵을 제대로 가지고, 사회 구성원들이 공감한 채로 단계적으로 가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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