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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영어/한국 뉴스

RE100 논란을 보고 든 생각 (ft. 무지 vs. 무식)

by 매뉴남 2022.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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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선 후보간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질문 속에 "RE100"을 넣어서 질문했고, 윤석열 후보는 그걸 알지 못해서, 설명해달라고 되물었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양측 지지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뜨겁습니다.

 

 

마침 기사가 하나 자세히 나서 읽어봤는데요. 기사를 보면, 아마 "이데일리"라는 신문이 친국민의힘 쪽인 듯 합니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RE100"을 모른다고 했던 윤석열 후보를 비꼬면서 "R200"도 모르냐라고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알이백? 당구 용어인줄”...이재명 지지자도 “‘R200’은 상식”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5139085?cds=news_media_pc

 

“알이백? 당구 용어인줄”...이재명 지지자도 “‘R200’은 상식”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알이백? 당구 얼마 치냐고 묻는 줄 알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열린 첫 대선후보 4자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던진 질문

n.news.naver.com

 

친민주당으로 보이는 한겨레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탈원전을 반대하는 것을 의미하는 듯 그를 "원전 전사"라고 부르고, "원전 전사가 RE100도 모르냐"라는 뉴앙스의 기사를 냈습니다.

 

“RE100이 뭐죠? EU 뭐요?”…‘원전 전사’ 윤석열은 되물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29687.html?_ns=t0

 

“RE100이 뭐죠? EU 뭐요?”…‘원전 전사’ 윤석열은 되물었다

첫 대선후보 TV토론서 윤 후보 답변 막힌 주제 이전부터 기후환경 정책·인식 허점 반복차기정부 핵심과제인데도 ‘학습지체’ 모양새

www.hani.co.kr

 

사실 RE100은 미국이나 캐나다 신문에서 환경 문제 관련 기사를 많이 봤지만, 솔직히 본 기억이 없습니다. 물론 제가 못 봤을 수 있습니다. 찾아보니, 환경쪽에 대한 지식을 좀 가지려면 알아야하는 표현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RE100이 상식에 해당하냐 아니냐를 이야기하려고 쓴 것은 아니고, 이 해프닝을 보면서 한국인들이 가지는 "지식"에 대한 인식을 언급하려고 합니다.

 

정확히는 "무지"와 "무식"이라는 단어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

 

무지 vs 무식

 

한국 사람들은 "무식하다"는 말을 "뭔가를 모른다"는 의미로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물론 농담으로 많이 쓰긴 하지만, "그것도 모르냐?"라는 식의 이야기에서 영어로 구지 옮긴다면 "Stupid" 같은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뭔가 구체적인 것을 모를 때, 즉, 상대방이 어떤 사안에 대해 무지할 때 조차도 무식하다고 할 때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런 경우에는 "무지하다"라는 말을 써서 영어로 옮기면 "ignorant"라는 뜻으로 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반문을 할 때도 "ignorant of what?"이라고 "구체적으로 뭘 모른다는거냐?"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렇게 반문하면, 상대방은 자연스럽게 거기에 답을 해주면 서로 이해도 하고 상대를 무시한 것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무식하다"라는 뜻이 되어버리면, 상대방은 "아는게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고, 원래 communication을 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사안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의 차이를 맞추는 작업이 진행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지요.

 

어제 토론에서 RE100이 그렇게 전개가 되다보니, 정작 중요한 윤석열 후보의 환경에 대한 생각이나 철학을 제대로 듣거나 이야기된 것이 아니라, "RE100도 모르는 사람"으로 기억에 남은 것 같습니다.

 

청약 만점 관련 질문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사실 이런 방식의 질문은 대선 후보간 토론에서 상당히 많이 봐왔습니다. "혹시 지하철 표가 얼마인 지 아세요?" "콩나물 얼마하는 지 아세요?" "택시 기본 요금이 얼마죠?" "최저임금이 얼마죠?" 등등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질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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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런 질문들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생각을 듣기 보다는 "요건 몰랐지?"라는 의도가 강한 경우가 많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대선 후보 토론 전체를 본 것은 아니어서, 윤석열 후보도 유사한 공격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면 윤석열 후보를 방어하려고 쓴 것 같지만, 전혀 그런 의도는 아닙니다. 

 

여하튼 RE100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다가 생각 나서 몇자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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